안녕하세요. 터미널입니다.
오늘은 제 경험담을 말씀드릴까 합니다.
0. 잡설
저는 자그마한 어느 스타트업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도 여느 스타트업과 마찬가지로 정부 R&D 사업에 지원하여 연구비를 수주 받아 운영하고 있는데, 직장 상사이자 중기부 collabo R&D 과제 연구책임자님이 발표 당일에 출장때문에 참석이 어렵다고 저보고 대신 가라고 하더라구요. (여러과제를 평가하는 과제의 경우에는 평가일/평가일시 변경이 불가능합니다.) 저때문은 아니지만 제가하는 대리발표 하나로 2.6억원이 달려 있다고 생각하니 심장이 쫄깃해 졌습니다. (... ㅠㅠ)
어쨋든 지난 3월에 중기부 collabo R&D (사업화 R&D) 발표평가에 참여했었습니다. 중기부 collabo R&D (사업화 R&D) 발표평가는 대전 KT인재교육원에서 진행되었습니다.
1. 발표장 도착, 그리고 민증검사 (미성년자가 술, 담배 사는것도 아닌데....)
발표장을 가면 발표평가 대기장에 먼저 입실하고 담당자 분께서 어느기업에서 왔는지 물어봤습니다.
기관 관계자: "연구책임자 OOO님 이신가요?, 신분증 확인하겠습니다."
터미널: "아뇨. 연구책임자님은 외부일정이 있어서 제가 대신 왔습니다."
기관 관계자: "아.. 그럼 위임장 가져 오셨나요?"
터미널: "네. 여기에 있습니다."
기관 관계자: "네, 편하신 곳에서 대기하시다가 제가 기업명 말씀드리면 그때 발표장으로 이동하시면 됩니다."
터미널: " 네, 알겠습니다."
안내문에 신분증 가져오라고 되어 있어서 가져 갔는데, 실제로 신분증 검사한 경우는 처음이라서 (발표평가는 신분증 검사를 하나봅니다. ;;) 조금 당황했습니다. ;; 신분증 안가져 갔으면 큰일 날뻔 했습니다. ㅠ
2. 발표평가장 입실
발표평가장의 공기는 상당히 무거웠습니다. 뭐.. 발표평가도 일종의 면접(?)이고, 평가위원님들은 어떤 과제를 떨궈야 하는지 고민해야 하기 때문에, 날카로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오후 3시쯤 발표평가를 진행했는데, 오전부터 평가를 계속해서 진행하다보니 오후 3시면 평가위원님들도 조금 지칠(?) 타이밍이기도 합니다.
발표장은 아래와 같은 구조였습니다. 평가위원님이 다섯분 계셨습니다.
3. 평가장 입실, 그리고 과제 발표
평가장에 입실하고 평가위원님들이 멀뚱멀뚱(?) 계시는 것 같아서 발표를 시작해도 되나보다 생각하고 "과제발표에 앞서"까지 말했는데, 평가위원님중 한분께서 제 말을 끊고, 잠시 기다리라는 지시를 하셨습니다. 아무 지시가 없으면 "발표를 시작해도 될까요?" 라고 평가위원님들께 의견을 여쭈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구책임자가 맞는지 확인하고, 연구책임자가 아니고 대리인이 왔다고 말씀드렸더니 심사위원님들의 심기가 불편해지신듯 보였습니다. 과제 발표는 연구책임자가 와서 하는게 기본이다보니 대리인이 오면 발표 평가에서 탈락할 확률이 높아지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앞서 말하지 못했던 "과제 발표에 앞서 평가에 기회를 주신 관계자 여러분과 평가위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라는 멘트를 시작으로 과제 발표를 시작했습니다.
발표평가 준비를 위해 리허설을 하는 시점에서는 제한시간 (20분) 보다 조금 빠른 16분 정도 발표시간이었는데 좀 천천히 하자는 마음에 여유를 부렸다가 발표시간이 모자라서 마지막 한장은 발표하지 못했습니다. ㅠ (가급적 시간내에 발표를 마치는 것이 좋습니다.)
4. 질의응답 시간에 받은 주요 질문 리스트
발표 후 질의 응답시간에 나온 주요 질문 사항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 (발표전) 가급적 회사소개와 예비연구 결과 발표는 5분 이내로 하시고, 사업화 계획에 대해 자세히 말씀하시기 바랍니다.
- 이 과제는 사업화 과제이고, 매출이 나야하는데, 5년 내에 매출이 나지 않으면 중기부 입장에서는 성과가 나지 않는 것인데, 이는 어떻게 하실 건가요?
- 개발제품의 차별성 및 독창성은 ~~~ 인데, 그와 관련된 성능 지표는 하나도 없네요?
- 일부 성능지표는 제3자 입회하 평가로 되어 있는데, 공인시험 평가가 아닌 이유는 무엇인가요?
- 해당 기술로 사업화 하려면 정부 지원금 보다 더 많은 금액이 필요할텐데, 이건 어떻게 하실 건가요?
- 마지막으로 하실말씀 있으신가요? 30초 드리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질문들 자체가 상당히 공격적인(?) 질문들이 많았습니다. (그만큼 준비가 부족했다는 말이겠죠 ㅠㅠ)
5. 발표평가 후 느낀점
역시나 중기부 과제 발표는 공격적인 느낌이네요. (압박면접이 이런거구나.. 싶었습니다. ;; ) 중기부 과제는 역시나 사업화해서 매출 나는게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기술성 보다는 사업성에 좀더 치우진 평가가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발표연습, 질문에 대한 답변 준비도 좀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제가 부족했습니다.. ㅠㅠ)
그나마 다행이었던것은 마지막 한마디는 준비해 갔는데, 역시나 질문해 주셔서 준비한 내용으로 답변하고 나왔습니다. ^^;;
혹시라도 중기부 collabo R&D 과제를 수행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제 경험담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6. 발표평가시 유용한 소소한 팁 (마인드 셋) 4가지
발표평가에 참가할 때 유용할지도 모를만한 소소한 팁들을 드리며 중기부 collabo R&D 사업 발표평가에 대한 경험담 이야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 발표 평가시에 싸우면 안된다.
(평가위원님들은 우리에게 연구비를 줄지말지를 결정하는 甲 이라는 것을 잊으시면 안됩니다. 항상 공손한 태도 유지가 중요합니다. 질문이 공격적이다 보니 경우에 따라서는 발표자가 흥분(?)해서 다소 거친 표현을 할 수도 있습니다. 거친 표현을 하게되면 과제 수주와는 점점 멀이지게 되니, 화가 나더라도 절대 흥분하시면 안됩니다.) - 평가위원님이 내용 이해를 잘 못해서 이상한 질문을 하는 것은 발표자가 잘못 한거다.
(아, 그건 평가위원님께서 좀 이해를 잘못하신 것 같습니다. 같은 발언은 매우 위험합니다. "제가 해당 부분에 대해서 충분히 설명을 드리지 못한것 같습니다. 해당 부분에 대해 추가적인 설명을 드리면 ~~ 입니다." 하는 저 자세가 필요합니다.) - 평가위원님들께 배운다는 자세로 임한다.
(털어서 먼지 안나는 사람 없듯, 완벽한 과제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이런이런 부분이 부족하다, 빠졌다 등등을 지적하면 "부족한 부분을 지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해 주신 부분 반영하겠습니다." 등의 멘트를 해서 감사함을 표시하면서, 평가위원님들의 기(?)를 살려주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 감사하는 마음을 표시한다. (뇌물을 드리라는 것이 아닙니다. ;;)
(저는 발표 시작할 때 인사를 한뒤, "발표 평가의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라고 이야기 하고, 질의 응답이 끝나면 "저희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신 평가위원님들과 발표 기회를 주신 관계자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저희를 위해 귀한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라고 이야기 한뒤 인사를 하고 나옵니다. 과제가 선정되지 않더라도, 평가위원님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업데이트 된 사업계획서를 접수하면 선정확률이 좀더 올라갈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제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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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터미널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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