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진학

이공계 대학원에서 하는일 #02: 석사세미나 (발표) (+ 석사세미나 준비요령)

RnD터미널 2022. 12. 10.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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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에서 하는 일은 아무래도 연구가 메인임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연구보다 잡일이 더 많은 경우도 발생하긴 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연구 이후로 배워야할 두번째 스킬은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한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커뮤니케이션에는 세미나, 연구고찰 (선후배 사이에 자유로운 연구 고찰), 논문 투고, 특허 출원등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이 있지만, 여기서는 세미나 (발표)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고자 합니다. 

 

세미나 (seminar)는 대학 교육  방법의 하나로,  교수의 지도 아래 학생들이 모여 연구 발표나 토론 등을 통하여 하는 공동 연구이다. 요즘에는 전문인 등이 특정한 과제에 대하여 행하는 연수회나 강습회를 세미나라고도 한다.
(출처: 위키백과)

 

석사 세미나

대부분의 학교들과 마찬가지로, 제가 있었던 학교에서도 석사 1학기가 되면 논문을 읽고 정리해서 발표시키는 석사세미나를 진행했습니다. 이 때 참 많은것을 배우며, 세상은 넓고, 자신은 참 보잘것 없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되죠. 자기 발전의 시간이라고나 할까요. 한가지 확실한 것은 석사세미나는 연구자로 첫 발을 내딧는 과정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아래는 석사세미나를 준비했던 과정들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볼까 합니다. 

 

1) 논문 (주제) 정하기

제가 있었던 학교는 현재 자신이 연구하고 있는 연구주제 이외의 주제 (주변 기술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듯 합니다.)에서 세미나 주제를 잡아야 한다는 암묵적인 룰이 있었는데요, 그러다 보니 주제를 정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새로운 것을 배워야하기 때문이죠. 몇몇의 후배들이 저를 찾아와 어떤 주제를 골라야 할지 모르겠다고 물어봐서 저는 아래와 같은 기준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1. 우리가 연구하고 있는 분야의 유명한 저널 중에서 고를 것 
  2. 최근 5년 이내의 연구 논문을 선정할 것 (리뷰나 레터는 안됨)
  3. 비교 가능한 기술 (논문)이 있으면 좋음

저희 연구실은 논문을 선정해서 지도교수님께 검토를 받은 뒤에 석사 세미나를 준비하는 데요, 사실 위 기준은 지도교수님께서 요구하는 기준이기도 합니다. (제가 일종의 백신(?) 역할을 한 셈이네요. ;; )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위 기준을 만족하는 논문이라면 다른 교수님들도 크게 문제 삼지 않을 듯 합니다. 

 

2) 논문 공부하기

  주제가 선정되면 이제 본격적으로 해당 논문에 대해서 공부를 해야할 때 입니다. 영어 실력이 필요해 지는 순간이죠. 이 때 하나의 팁을 드리자면 무작정 세미나 논문 부터 볼게 아니라, 관련 분야의 리뷰 논문을 먼저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리뷰 논문에는 해당 분야에 대한 주변기술과 함께 흐름이 정리되어 있기 때문이죠. 해당 분야 리뷰 논문을 찾고 싶으시다면 구글스칼라에서 관련 기술 + review 로 검색하면 쉽게 해당 분야의 리뷰 논문을 찾을 수 있습니다.

 

  리뷰 논문을 읽고 나서 석사 세미나 논문을 본다면 이해가 좀더 쉬울겁니다. 석사세미나 준비를 위해 논문을 읽는 다면 서론 (introduction) → 결론 (conclusions) → 본론 (Results & discussions) → 실험방법 순으로 읽으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저는 저자가 하고싶은 말 (결론) -> 그 근거 (본론) 순으로 읽었을 때 머릿속에 좀더 잘 들어왔었습니다. 

 

  석사세미나는 교수님들 앞에서 발표를 하는 것이므로, 논문에 나온 내용을 100% 이해한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그림이 가지는 의미 (보통은 discussions에 나와있습니다.)와 측정 또는 분석 원리 (다른 서적 참고)는 필수적으로 이해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3) 발표자료 준비하기

  논문을 읽었다면 이제는 발표자료를 준비할 차례 입니다. 석사세미나는 다른 연구진들이 연구했던 내용을 정리해서 발표하는 것이라 논문에 있던 자료를 활용하게 되는데, 가능하면 제작 방법은 직접 그리는 것이 좋습니다. 석사세미나를 준비하는 시점에서는 논문에 나와 있는 그림을 왜 직접 그리게 했는지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지나고나서 보니, 그림 그리기 스킬은 연구직으로 살아가는데 있어 필수적인 스킬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최근에 줄기세포 추출 기술에 대한 그림을 그릴 일이 있었는데, 석사 세미나를 하면서 익혔던 그리기 스킬을 아주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었습니다. 논문 읽기도 벅찬 시간에 무슨 그림 그리는 스킬까지 익히냐고 반문하실 수도 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그림 그리기 스킬을 익힐 시간은 줄어든다는 것을 아시고, 미래를 위해 지금 준비한다는 생각으로 그림 그리기 스킬을 익히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제가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방에게 이해시키기 위한 간단한 그림정도는 그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줄기세포 추출 과정
파워포인트를 이용해 그린 그림

  발표자료를 준비할 때 하나의 팁을 드리자면, 자료의 흐름은 일정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게 좋습니다. 저는 Z 형태의 순서를 좋아하는데요, 왼쪽 위 에서 오른쪽 위, 왼쪽 아래에서 오른쪽 아래의 순서로 설명할 수 있도록 자료를 구성합니다. 이러한 포맷을 가지고 있다면 뭐부터 설명해야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4) 대본쓰기

  저는 석사세미나를 준비하던 당시에는 대본을 따로 준비하지 않았었는데요, 중요한 발표에는 대본이 꼭 필요하다는걸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상당히 오만했었죠 ;;) 제가 대본을 쓰는 것을 추천드리는 이유는, 머릿속에만 있는 발표 내용을 글로써 정리할 수 있고, 또 정리된 것을 보면서 논리적인 흐름에 문제가 없는지 체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끔 대본을 작성하고 대본을 완벽하게 외우려고하는 친구들을 본적이 있는데, 그렇게 준비하다가 발표중에 대본이 생각나지 않아 한동안 버벅대던 친구를 볼 수 있었습니다. 완벽을 위해 대본을 아예 외우는 것을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저는 대본을 외우기 보다는 여러번 연습하면서 해당 슬라이드에서 반드시 말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그 핵심을 놓치지 않기 위한 용도로 대본을 작성하고 연습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5) 발표 연습하기 (리허설 준비)

  저희 학교는 발표시간을 12분으로 제한을 두었습니다. 따라서 시간에 맞추어 발표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은 역시 연습 뿐이었습니다. 여건이 된다면 빈 강의실 등에서 프로젝터를 이용해서 연습하는 것이 좋습니다. 현장감(?)을 가장 잘 살려 주기 때문이죠. 저는 제 자리에서 모니터에 발표자료를 띄워놓고 연습을 한 적이 있는데요, 모니터에 발표자료를 띄워놓고 연습하는 것과, 프로젝터를 이용해 연습하는 것은 차이가 너무나도 컸습니다. 모니터로 볼 때는 이야기할 내용이 잘 생각났는데, 프로젝터를 띄우고 프로젝터를 이용해서 발표했더니 긴장감이 달라 할말을 잘 잊었습니다. 같은 발표를 하는데에도 발표 시간이 들쭉 날쭉 하기도 했구요. 그리고 발표 연습을 하다보면 대본을 이렇게 바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러면 대본을 수정하고, 수정한 대본으로 연습을 해봅니다. 이 과정을 몇번 반복하면 자연스럽게 발표 내용이 머릿속에 들어보게 될 것입니다. 

 

6) 마무리

  이 글을 어떤 분께서 보게 되실지 모르겠지만, 중요한 발표가 있다면 대본쓰기와 발표 연습하기는 꼭 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제 글이 석사세미나를 준비하시거나 중요한 발표를 앞두신 분께서 보시게 된다면,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터미널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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